[QnA] 내성적인 아이, 성격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요

  • 이미형
  • 2018-05-31 15:18
  • 조회 67187
   

Q 2. 내성적인 아이, 성격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요

 

 

A 부모, 자녀 사이라도 성격의 차이는 있습니다. 사소한 차이에도 서로에게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인간관계의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그런

데 성격이 정반대인 경우, 특히 양육을 할 때 자녀와의 성격 차이는 당연

히 양육의 어려움을 배가시킵니다. 그중에서 내향적 성격을 가진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반응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아이가 착해서 아무 문제

없어요”라고 하기도 하며, “너무 답답해 죽겠어요”라고 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학교나 직장에서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녀를 양육하면서도 조용하고 말수가 적은 아이보다는 밝고

활기찬 아이가 보기도 소통하기도 좋을 수 있습니다. 수년 전 수잔 케인

은 저서 《콰이어트Quiet》에서 내향적인 사람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세상을

바꾼다고 주장했습니다. 저자는 애플 컴퓨터를 만든 스티브 위즈니악의

예를 들어 혼자서 사색하는 내향적 인간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저는

내향적 혹은 외향적인 성격의 우위를 가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두 성격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이는 잘못되거나 고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

니다.

가끔 부모님과 상담을 하면 자녀의 성격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고

치기를 원하는 분이 꽤 있습니다. 어떤 성격이든 병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면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이것은 고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건강한 성인으

로 사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단지 단점을 보완하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

점을 크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내성적이거나 혹은 영재성이 있

는 자녀에게는 좀 더 다른 관심이 필요합니다. 음식을 먹고 외향적인 아

이가 “너무 맛있어, 최고야”라고 한다면 내성적인 아이는 “나쁘지 않아”라

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다른 말이지만 사실은 두 아이가 느끼는

감정은 같을 수 있음을 부모가 인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내향적

인 자녀의 감정 변화에 민감하게 느끼려고 노력하면 외향적인 아이가 큰

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내향적인 아이의 변화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

이의 표정과 사소한 말에 조금 더 신경 쓰고 다정하게 질문한다면 오래지

않아서 내향적인 자녀의 양육도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